코로나로 더 악화한 美 백화점 잔혹사…한때 최대 시어스도 타격
(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 한때 '세계 최대 규모 소매기업'으로 시대를 풍미한 미국 백화점 체인 '시어스'(Sears)가 본사 소재지 일리노이주의 마지막 매장 문을 닫는다. 12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에 따르면 시어스는 오는 14일을 기해 시카고 북서 교외도시 샴버그의 대형 쇼핑몰 단지(우드필드몰)에 남아있는 일리노이주 마지막 매장을 영구 폐쇄할 예정이다. 시대 변화에 밀려 설립 125년 만인 지난 2018년 파산보호를 신청한 지 3년 만이다. 이 매장은 50년 전인 1971년 9월 처음 문을 연 미국 내 최대 규모 매장(약 3만9천㎡) 중 하나였다. 인근 호프만에스테이트 소재 본사에서 가장 가까이에 있는 매장으로, 상징적 의미도 컸다. 시어스 모기업 '시어스 홀딩스'의 현 소유주인 '트랜스폼코'(Transformco) 측은 "건물을 개·보수한 후 쇼핑몰 이용객들의 구미에 맞는 인기 소매업체들을 입점시킬 계획"이라며 "매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부동산 가치를 극대화하려 한다"고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시어스는 현재 온라인 쇼핑몰 '시어스닷컴'과 주택개선 및 가전제품 판매·수리 서비스를 하는 '시어스 홈 서비스' 프랜차이즈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1893년 시카고에서 '세계 최초의 우편 주문 판매업체'로 시작된 시어스는 1925년 시카고 웨스트사이드에 첫 매장을 열었고, 1969년 35만 명의 직원을 거느린 '세계 최대 규모 소매기업'으로 성장했다. 1974년 시카고 도심에 당대 세계 최고층 빌딩 시어스타워(현 윌리스타워·108층·442m)를 올리고 미 전역에서 3천500여 개 매장을 운영하는 등 전성기를 구가했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거대 온라인 쇼핑몰의 부상과 함께 경영난을 겪다 2004년 헤지펀드 매니저 에드워드 램퍼트(ESL 인버스트먼츠)에 인수됐고, 2018년 10월 결국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이후 램퍼트는 트랜스폼코를 설립하고 개인 돈을 동원해 시어스 우수매장 425개를 선별적으로 인수하는 회생안을 법원에서 승인받았다. 당시 일각에서는 2013년부터 시어스 최고경영자(CEO)를 겸임해온 램퍼트가 사실상 시어스 붕괴의 축이며 그는 부동산에만 관심이 있다는 비난이 제기된 바 있다. CNN 비즈니스 등에 따르면 시어스 측은 2019년 4월 "램퍼트가 수십억 달러의 회사 자산을 빼돌려 파산을 조장하고 시어스를 독점했다"며 램퍼트와 그의 대학 동창인 스티븐 므누신 당시 연방 재무장관(시어스 이사 역임)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시카고 NBC방송은 현재 미국 전역에 약 30개의 시어스 매장이 남아있다고 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의 여파로 온라인 쇼핑이 급증하면서 지난해에는 고급 백화점 체인 '니먼마커스, 중저가 백화점 'JC페니', 200년 전통의 '로드앤드테일러' 등이 줄줄이 파산 보호를 신청했다. chicagor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코로나 백화점 백화점 체인 시카고 웨스트사이드 시카고 언론